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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봤습니다. 그런데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가 미중 관세 협상 한 줄에 출렁이는 걸 직접 보고 나서야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9월 24일 미국 방문을 공식 확인하고 국빈 만찬까지 예고했습니다. 이번 회담의 의제는 무역을 넘어 AI 패권 경쟁으로까지 확장됐습니다.

정상 회답 미중관계, 악수 뒤에 숨은 셈법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을 "훌륭한 신사"라고 표현했습니다. 중국이 오랫동안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비판하면서도 "현재는 매우 좋은 무역 관계"라고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같은 입에서 비판과 찬사가 동시에 나오는 방식이 트럼프식 외교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국빈 방문한 지 약 4개월 만에 이번엔 시 주석이 미국을 찾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정상 간 왕래가 잦다는 건, 표면적인 갈등과 달리 두 나라가 관리해야 할 공동 이해관계가 그만큼 크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미중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정상 간 대화 자체가 긴장 완화에 기여한다"는 쪽과, "겉으로 웃으면서 실리는 절대 양보 안 한다"는 현실주의적 시각입니다. 제 경험상 뉴스에서 두 정상이 악수하는 사진이 나올 때마다 국내 증시가 단기 반등하는 경향은 있었지만, 그게 길게 이어진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분위기와 실제 정책 사이의 간극이 항상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 트럼프, 9월 24일 시진핑 부부 방미 및 국빈 만찬 공식 확인
- 지난 5월 베이징 국빈 방문 이후 약 4개월 만의 정상 회동
- 회담 전 AI 안전 위험을 논의하는 미중 고위급 사전 협의 예정
-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사전 협의 주도 예정
AI패권, 이제 외교 의제의 중심이 됐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 하면 으레 관세율이나 반도체 수출규제를 먼저 떠올렸는데, 이번엔 인공지능(AI) 안전 문제가 핵심 사전 의제로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AI 안전이란 단순히 챗봇의 윤리 문제가 아닙니다.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즉 기존 해킹보다 훨씬 정교하고 빠르게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는 기술을 누가 먼저 갖고,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협의에서 공급망 보안(Supply Chain Security) 개념을 AI 영역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공급망 보안이란 제품이나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전 과정에서 외부의 악의적 개입을 차단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개념이 이제 AI 모델 개발과 배포 과정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출처: Reuters).
특히 미국이 경계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앤트로픽이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인 '미토스(Mythos)'처럼,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갖춘 첨단 모델에 준하는 중국산 AI가 등장할 가능성입니다. 또한 미국의 독점 AI 모델을 무단으로 복제했다는 의혹도 이번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I 모델 복제란 고도의 AI 기술을 정식 개발 과정 없이 역설계(Reverse Engineering)하거나 학습 데이터를 탈취해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양국이 AI 연구소 간 자율 규제와 정보 공유 체계를 만들자는 제안도 미국 측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경쟁하면서도 규칙은 함께 만들자"는 논리인데, 이게 실제로 작동할지는 솔직히 회의적입니다. 과거 반도체 수출규제 과정을 지켜보면서, 규칙 합의보다 기술 격차 벌리기가 미국의 실제 전략임을 더 자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략, 미중 사이에서 스스로 선택할 힘을 키워야
미중 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되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면 관세 불확실성이 줄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실적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논리입니다. 저도 그 부분만큼은 동의합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 몇 년을 지켜보면서 더 자주 느낀 건 다른 쪽입니다. 미중이 협력할 때도, 갈등할 때도, 한국은 항상 그 결과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반도체 수출규제(Export Control)가 강화될 때면 우리 기업이 어느 고객에게 팔 수 있는지 미국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고, 중국이 사드 문제로 경제 보복을 할 때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수출규제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첨단 기술이나 제품의 해외 판매를 제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회담의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한국이 어느 한쪽의 관계 개선에 편승하는 전략보다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쌓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의 수출 통제 데이터를 보면, 규제 대상 첨단 기술 목록은 해마다 확대되고 있습니다(출처: 미국 상무부 BIS). 규제의 파고가 높아질수록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기술의 범위가 곧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외교적 여지와 직결됩니다.
다자 공급망(Multilateral Supply Chain) 구조를 갖추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자 공급망이란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나라에서 부품과 소재를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의미합니다. 반도체 소재 하나가 일본이나 중국 한 나라에 의존될 때 얼마나 취약해지는지, 제가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당시 뉴스를 보면서 실제로 느꼈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는 미중 정상회담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는 지금 공급망을 얼마나 다각화했나"를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A. 단기적으로는 미중 긴장 완화 기대감이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제가 이전 회담들을 지켜본 경험상, 정상 간 분위기 개선이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크고 변수도 많습니다. 단기 반등에 과도하게 기대기보다 구조적 흐름을 함께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Q. 미중 AI 회담에서 앤트로픽 '미토스'가 왜 언급되나요?
A. 미토스(Mythos)는 앤트로픽이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로,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이와 유사한 수준의 중국산 AI 모델이 등장하거나, 미국 독점 모델이 무단 복제될 가능성을 이번 회담에서 공식 의제로 다루려 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사이버 안보와 직결되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신호입니다.
Q.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반도체 수출규제에 영향을 주나요?
A. 정상 간 관계 개선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규제는 단기 외교 이벤트보다 훨씬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미국 상무부 BIS가 관리하는 수출 통제 목록은 정상회담과 별개로 꾸준히 확대되어 왔습니다. "좋은 분위기"가 규제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 판단으로는 기술 패권 경쟁의 방향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Q.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A. AI 안전 분야에서 자율 규제 및 정보 공유 체계에 대한 원칙적 합의 정도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관세, 반도체, AI 기술 유출처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실질적 양보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정상회담은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관리하는 자리에 가깝다는 게 제가 지금까지 뉴스를 보며 내린 결론입니다.
결론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열린다는 사실 자체는 긍정적입니다. 경쟁하더라도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불필요한 충돌을 줄인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제가 더 눈여겨보는 건 두 정상의 웃는 얼굴이 아니라, AI와 공급망 분야에서 실제로 어느 수준의 협력 합의가 나오느냐입니다.
결국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중 관계의 온도가 오르내릴 때마다 흔들리기보다, 반도체와 AI 같은 핵심 분야에서 어느 쪽의 눈치도 덜 봐도 되는 기술력을 키우는 게 가장 현실적인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되, 그 결과가 우리 기업과 공급망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를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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