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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AI가 발전하면 일자리가 단순히 줄어드는 방향으로만 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AI를 써보고, 관련 데이터를 찾아보면서 그 생각이 꽤 많이 흔들렸습니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오히려 사람이 더 필요한 분야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는 신입사원의 취업 문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출처: 챗gpt

AI가 키울수록 사람이 부족해지는 분야가 있습니다

AI라고 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데이터 과학자부터 떠오르는 게 보통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 AI 인프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업체인 ASE는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70억 달러에서 105억 달러까지 두 차례나 올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CEO가 직접 "올해만 최소 3,000명을 뽑아야 한다"고 밝혔는데, 문제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대만 최대 구인·구직 플랫폼인 104잡뱅크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 대부분의 직군에서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두 개를 넘고, 공장 건설 분야에서는 최대 열두 개에 달합니다(출처: 닛케이아시아).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AI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만 들어왔는데, 정반대의 상황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었으니까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베이지북에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은 "전기공 부족으로 지역 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들이 지연됐다"고 명시했습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베이지북). 데이터센터(Data Center)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서버 시설 전체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AI란 결국 이 물리적 공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제조업 현장에서 직접 느낀 것도 비슷합니다. 설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거나, 치공구나 납품용기에 불량이 발생하면 AI가 해결 방법을 제안할 수는 있어도, 실제로 현장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는 건 결국 경험 있는 작업자의 몫이었습니다. 전기도금(Electroplating) 기술자처럼 오랜 숙련이 필요한 직종은 이미 평균 연령이 50세를 넘어섰다는 점도 그래서 더 와닿았습니다. 전기도금이란 금속 표면에 전기를 이용해 다른 금속을 얇게 입히는 공정으로,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결국 화면 속에서 작동하는 AI 뒤에는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송전망을 실제로 짓고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초크포인트(Chokepoint)'라는 개념이 여기서 나옵니다. 초크포인트란 시스템 전체의 흐름을 막거나 늦출 수 있는 병목 지점을 뜻하는데, 지금 AI 산업에서 그 병목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현장 인력입니다.

  • 반도체 업계: 대만 기준 구직자 1명당 일자리 2개 이상, 공장 건설 분야는 최대 12개
  • 미국 데이터센터: 전기공 부족으로 프로젝트 지연 사례 공식 확인
  • 한국: AI 관련 채용공고 최근 5년간 112% 증가, 공급은 연평균 5.3% 증가에 그침
  • 핵심 기술직(전기도금 기술자 등) 평균 연령 이미 50세 초과
요약: AI 산업 성장의 실제 병목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 설비를 다루는 현장 숙련 인력 부족입니다.

 

신입채용 문이 좁아지는 이유, 그리고 제가 드는 걱정

그런데 AI 인력난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시에 신경 쓰이는 쪽이 있었습니다. 신입 채용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미국 인구조사국 연구에 따르면 AI 노출도(AI Exposure)가 가장 높은 상위 10% 전공 졸업생의 첫 취업 가능성은 챗GPT 등장 이후 5%포인트 낮아졌고, 초기 소득도 13% 감소했습니다. AI 노출도란 해당 직무가 AI로 대체되거나 보조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미국 법률인력 채용협회(NALP)에 따르면 500명 이상 변호사를 둔 대형 로펌의 지난해 신입 변호사 채용은 7.5% 감소했습니다. 대형 로펌에서 신입 채용이 줄어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법률 리서치나 계약서 초안 작성처럼 신입이 먼저 맡던 업무를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빠르게 흡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생성형 AI란 텍스트·이미지·코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AI 기술을 말합니다.

제가 걱정하는 건 여기서 생기는 악순환입니다. 과거에는 신입사원이 비교적 단순한 업무부터 시작해 경험을 쌓고, 그 과정을 거쳐 숙련자로 성장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AI가 초급 업무를 먼저 가져가버리면, 기업은 처음부터 경력자만 찾게 됩니다. 정작 그 경력자를 만들어내는 입구가 막히는 셈입니다. 당장의 인건비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기업 스스로 인재 파이프라인(Pipeline)을 끊어버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반론도 있습니다. 생성형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미국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AI 도입 후 2년 동안 사무직 인력이 오히려 10.2% 증가했고 신입 고용도 12%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AI를 도구로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오히려 사람을 더 뽑는다는 뜻인데, 저는 이 차이가 결국 AI를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저도 AI를 쓰기 시작하면서 자료 정리나 보고서 초안 작성에 드는 시간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가 결정적이라고 느꼈습니다.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방식과, AI로 시간을 벌어 더 깊은 판단과 현장 경험을 쌓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도구를 써도 경쟁력의 격차가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AI가 초급 업무를 흡수하면서 신입 채용 문이 좁아지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인재 육성 파이프라인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I 때문에 반도체 엔지니어 수요가 줄어드는 거 아닌가요?

A. 오히려 반대입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영하려면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계속 늘려야 하는데, 이 시설을 짓고 유지하는 엔지니어와 기술직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대만 기준으로 공장 건설 분야에서는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최대 열두 개에 달할 정도입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분야가 있는 반면, AI 때문에 오히려 수요가 폭증하는 분야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신입사원은 앞으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나요?

A. AI가 먼저 가져가는 업무는 주로 반복적이고 형식이 정해진 초급 업무입니다. 반대로 현장 판단, 문제 해결, 고객 응대처럼 맥락을 읽어야 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입니다. AI를 사용하면서 그 시간을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쌓는 데 쓰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향으로 보입니다.

 

Q. AI를 많이 쓰는 기업일수록 사람을 덜 뽑는 거 아닌가요?

A. 실제 데이터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생성형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미국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AI 도입 후 2년 동안 사무직 인력이 10.2% 늘고 신입 고용도 12% 증가했습니다. 물론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고, 자동화로 인력을 줄인 사례도 분명히 있습니다. AI 도입이 곧 감원이라는 등식은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단순화된 시각일 수 있습니다.

 

Q. 한국도 AI 인력이 부족한가요?

A.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 관련 채용공고는 최근 5년간 112% 증가했지만, AI 인력 공급은 같은 기간 연평균 5.3% 증가에 그쳤습니다. IT뿐 아니라 제조·서비스·미디어 등 산업 전반에서 AI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얼마나 더 벌어질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결론

AI 시대의 일자리 문제를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엔 현실이 훨씬 복잡합니다. 제가 직접 써보고, 현장에서 느끼고, 데이터를 찾아보면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줄어드는 일자리가 있는 반면, 오히려 사람이 더 필요해지는 분야도 동시에 생겨나고 있습니다. 반도체 패키징,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설비처럼 AI를 물리적으로 지탱하는 영역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신입사원이 경험을 쌓을 입구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도 단순한 인력 감축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기존 직원과 신입사원이 AI를 활용하며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에 투자하는 방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역시 AI를 경쟁자로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는 도구로 쓰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336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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